타르틴 베이커리 시골빵, 16,000원

  황송하게도 여친느님께서 사다 주셨습니다. 가격은 16,000원으로 다소 비싸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가로 30cm이 넘는 길이를 생각하면 괜찮은 가격 아닌가 싶습니다. 사워도우 빵을 파는 영등포 밥아저씨 빵집도 한 덩어리에 7,000원을 받으니까요. 그거 2배 이상의 크기라면 거의 비슷한 가격이죠.

  일단 빵에서는 신비로운 향이 납니다. 여친느님께서는 소 여물로 쓰는 건초 향이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홍찻잎에서 나는 향인 것 같았습니다. 정확히는 아쌈 품종이나 다르질링 어텀널 플러시에서 느껴지는 진한 향입니다. 거기에 건자두나 건포도 향이 숨어있습니다. 오래 숙성한 발사믹 식초 향의 뉘앙스도 조금 있습니다. 

  빵의 속살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럽습니다. 이게 무슨 모순된 식감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래요. 속살만 먹었을 때는 신맛이 은은하게 배어 나옵니다. Acetic acid보다는 Lactic acid과 비슷한 류의 신맛입니다. 집에서 만드는 요거트에서 느껴지는 신맛이랄까요. 또 부재료가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씹다보면 건포도 향이 진하게 묻어 나옵니다.크러스트와 속살을 함께 먹었을 때는 탄 부분의 쓴맛과 새콤한 맛이 더해져, 전체적으로 신맛이 조금 더 강해집니다. 식감의 측면에서는 바삭함과 쫄깃함이 서로 대조를 이뤄 재밌습니다.

  오랜만에 맛있는 빵을 먹었습니다. 이렇게 복합적인 풍미의 빵은 처음 먹어보는 것 같아요. 다시 한번 여친느님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P.S. 샌프란시스코 타르틴 본점의 채드 로버트슨이 와서 직접 맛을 잡고 있는데, 로버트슨 씨를 포함한 미국 스텝들이 빠지고 나면 맛이 어떻게 바뀔지 걱정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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