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B 혹은 Get Home Bag은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BOB(Bug Out Bag)가 있는 곳 또는 자신이 피난처로 삼을 만한 곳으로 복귀할 수 있을 정도의 물품을 꾸려놓은 가방을 말한다. 쉽게 풀어 말하면 직장이나 가벼운 외출 등 일상시에 휴대하는 것을 전제로 물건을 꾸리는 가방이 GHB라 할 수 있겠다. BOB가 있는 사람이라도 보통 항상 자기 손에 없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직장에 출근할 경우나 근거리를 가깝게 다녀올 경우를 생각해 보면 20kg 정도 되는 '72시간 BOB'를 메고 다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외부에 나와 있는 상태에서 재난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일단 BOB와 비축품이 있는 집으로 어떻게든 돌아가야 한다. 차에다 BOB를 실어 놓고 다닌다고 하더라도 일단 집에 있을 가족을 챙기러 가긴 가야한다.




  바로 이런 때에 GHB,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필요한, 최소한의 도구를 담은 간이 가방이 필요한 것이다. 차량에 모든 물건을 실어 놓아서 집에 갈 필요 없다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차량이 있다 쳐도 지진, 폭설로 인해 교통아 마비 되었을 경우, 여타 다른 상황에 사법기관들이 교통을 통제할 경우, 북한의 핵공격으로 인한 EMP(ElectroMagnetic Pulse)의 발생으로 차량이 움직이지 못할 경우는 쓸모가 없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 도호쿠 대지진 때이다. 이 때 대규모 정전과 지진으로 전철과 도로가 막히면서, 도심 직장에서 집까지 터덜터덜 걸어가야 했던 사람들이 대단히 많았다. 도심에서 하룻밤 자고 갈래도 이미 숙박업소는 전부 꽉 찼고, 편의점도 다른 사람들이 다 쓸어가서 먹을 것이 없었다. 적어도 하룻밤 노숙을 하거나 걸어서 집까지 돌아가야 할 처지였다고 한다.




  앞서 말했지만 GHB는 직장이나 가벼운 외출 등 일상시에 휴대하는 것을 전제로 물건을 꾸리는 가방다.보통 일반적인 직장인들이라면 당연히 집까지 돌아갈 때까지의 거리는 아무리 길어도 걸어서 하루 거리 이내이다. 그러므로 대단한 구성품을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일상 휴대를 전제로 하기 떄문에, BOB보다 작고 가볍고 위협적이지 않아야 한다. GHB를 꾸리는데 정해진 방법은 없다.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각기 필요한 품목이 다르니 그에 맞춰서 꾸리면 된다. 본인기준 - 아파트에 혼자 살고, 차 없는 서울에 거주하는 한국인 - 으로는 다음과 같이 구성할 수 있다.  




  72시간을 버틸 수 있는 장비를 수납하는 BOB과는 달리, GHB는 일상적인 휴대를 상정하니 다른 사람이 봐도 이상해보이지 않는, 위압감이 없는 일상적인 형태를 지닌 가방이어야 한다. 장비를 많이 챙기는 것도 아니니까 그냥 평소 사용하는 사이드 백, 백팩, 손가방 정도면 족하다.


  하루 안에 복귀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으니 당연히 갈아 입을 의류는 필요하지 않다. 다만 오래 걸어야 할 가능성이 높으니까 평소 입는 옷과 신발은 되도록 편하고 운동성 좋은 것으로 착용하는 것이 좋겠다. 추가로 간단한 손수건도 있으면 좋다.




  보통의 사람은 직장에서 집까지 도달하는데 며칠씩 걸리지는 않으니, 먹을 것은 1일분만 준비해도 충분하다. 그것도 세 끼니를 전부 커버할 수 있을 정도의 식량도 필요없다. 사람은 하루 이틀 안 먹어도 안 죽는다. 하지만 집까지 걸어가는 것을 상정해서, 힘없이 터덜터덜 걷는 것보다 에너지 바라도 하나 까먹으면 좋을 것이다. 도심지라면 사 먹는 방법도 있긴 하나, 위에서 언급한 도호쿠 대지진때는 편의점에서 먹을 만한게 다 팔려서, 밤새 걷던 사람들과 노숙하던 사람들은 굶주리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식수는 500ml 생수 한 병이면 충분하다. 물론 1 리터 쯤 있으면 좋지만 1리터만 되도 무겁고 불편하다. 집에 갈 때까지 간간히 목을 축일 수 있는 정도의 생수면 충분하다.




  노숙할 때를 대비해서 스페이스 블랭킷(은박 보온 담요 - 신체에서 나오는 열을 반사해서 온기를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하나 정도 갖고 있으면 좋겠다. 부피와 무게도 거의 나가지 않고, 비 올 경우 우비 대용으로도 둘러 쓸 수 있다.


  또한 늦은 시간까지 걸을 확률이 높고, GHB가 필요한 상황은 정전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니 AA 사이즈 배터리 한 개로 작동하는 손전등 정도는 필수이다. 스마트폰의 플래시를 조명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배터리를 매우 빨리 소모하고, 쓰로우도 매우 짧다. 손정등이 없을 경우 잠깐 쓰는 정도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나이프는 휴대성을 고려한 가벼운 폴딩 나이프 혹은 빅토리녹스Victorynox나 레더맨Leatherman 멀티툴 하나면 충분하다. 거창하고 무거운 풀탱Full tang 나이프는 필요하지 않다. 




  혹시 가벼운 자상이나 찰과상을 입을 경우를 대비한 반창고, 알콜 스왑Alcohol Swaps, 진통제, 연고, 붕대 정도를 담은 간이 구급킷도 있으면 좋다. 이걸로 치료가 안 되는 부상은 사실상 병원으로 가야하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

  



  도시민들 중에는 직장과 집 사이의 길은 곧 대중교통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길치들이 제법 있다. 이런 사람들은 불 꺼진 한밤중에 복잡한 도심지에서 집까지 걸어 가려다 길을 잃는 수가 있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서 집까지 가는 길을 숙지하고 있거나 간단한 지도와 나침반을 추가물품으로 구성해도 좋다.


  이 외에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추가로 언급하자면 여행자용 티슈, 물티슈, 파라코드, 약간의 현금, 추운 겨울일 경우는 핫팩, 가스 라이터, 화재 대비용 방연 마스크 등이 있겠다. 


  앞서 포스팅한 EDC(Every Day Carry)는 일상 휴대품의 카테고리이다. 칼, 불, 빛, 스마트폰, 지갑 이상의 것을 EDC 하긴 어렵다. GHB은 EDC와 BOB의 중간에 포지셔닝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겪을만한 재난이나 재해의 대부분은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거대한 재난보다는 집에 돌아가면 끝나는 일시적 재난 상황일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집에서 탈출하기 위한 BOB까지는 필요 없는 경우다 대부분이다. 그런 경우에는 BOB 자체보다는, 그냥 집에 생필품을 비축해 두고, 집까지 돌아가기 위한 GHB을 챙기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유용할 것이다.



추가1.



Youtube 동영상을 첨부한다. 국토가 거대한 미국의 특성에 맞춰 꾸린 것을 참고하고 볼 것.





※ DCinside Knife Gallery 'INCH Bag, GHB'(보퍼,2014), American Preppers Network의 'Get Home Bags For Everyday People. Why You Need One'(Stephanie Dayle,2013)을 토대로 재구성 및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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