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랑의 여름 메뉴를 먹어 보았다. 오너쉐프 분들이 8월 한 달간은 메뉴개발을 위해 유럽으로 연수를 가서 사실상 마지막으로 맛 보는 여름메뉴였다. 영업 재개는 9월 1일부터라고 한다. 더불어 가을 메뉴로 서빙한다. 참고하길 바란다. 

  코스는 예전에 먹던 걸로 골랐다. 



  아뮤즈 부쉬

  토마토 수박 가스파초, 말린 채소(당근, 감자, 기억나지 않는 무언가, 샐러리악)와 어란 마요네즈, 프로슈토로 감싼 메추리알


  여름답게 수박을 내었다. 시원하게 맛있다. 어란 마요네즈가 독특하다. 마요네즈에 구수하게 구운 말린 오징어 한 마리가 풍덩 들어간 느낌이다. 말린 채소(하지만 부드럽고 쫄깃한)를 찍어 먹으니 진짜 오징어 구워서 먹는 느낌이었다. 



  스패니쉬 감바스 Gambas Español 

  스페인 붉은 왕새우 참외 살사, 샤프란 마요네즈, 말린 토마토, 처빌Chervil


  머리와 꼬리, 다리까지 먹을 수 있게 튀겼다. 입 안에서 바삭바삭하게 바스러지는 식감이 아주 좋다. 같이 곁들인 자그마한 처빌Chervil 잎은 신의 한 수였다. 새우와 아주 잘 어울리는 향이다. 아주 약간 달콤한 향에 아주 약한 고수풀의 맛, 중간 정도되는 파슬리의 맛을 섞어놓은 느낌이다. 



  그린 라비올리 Raviole Verte 

  고르곤졸라와 염소치즈, 그린 페스토 소스, 오징어 먹물 크럼블, 말린 호박 꽃, 튀긴 바질 잎


  진한 치즈맛이 아주 좋았던 그린 라비올리. 짭짤한 것이 아직도 생각난다.




  생선 파피요트 Poissonnier Papillote 

  대나무 통에 호박잎을 깔아 찐 농어와 도미, 홍합 리조또, 초절임한 채소(당근, 돼지감자, 샬롯), 미소 비네거 소스


  수분이 직접적으로 닿지 않게 호박잎을 깔았다. 도미와 농어는 부드러웠다. 압권은 미소 비네거 소스였다. 스 미소Su-Miso소스를 응용한 것 같은데, 생선요리랑 정말 잘 어울린다. 찐 생선에서 그릴에 불에 구운 맛을 불어 넣는 느낌이었다.  정말 맛있었다. 같이 곁들인 초절임한 채소들은 아삭하고 상큼했다. 딱 좋은 식감과 온도였다. 생선이 부드러우니 반대로 야채는 조금 아삭하게 만든 듯 싶다. 집에서 생선 요리할 때 미소 비네거를 만들어서 곁들여야겠다.





  이베리코 흑돼지 Porc Iberique Eentrecôte 

  그릴에 구운 이베리코 흑돼지 등심Eentrecôte , 고수 크럼블, 졸인 사과, 슈크루트


  정말 잘 구웠다. 깔 곳 하나 없는 흑돼지였다.



  파르페 엑조티크 Parfait Exotique 

  얼린 망고-파인애플 무스, 말린 열대 과일, 블루베리, 민트 크리스탈.


  이국적인 파르페. 마치 오세아니아 섬 한가운데서 꽃무늬 반팔 남방을 입고 먹어야 될 것 같은 느낌이다. 패션프루츠 꿀리Coulis가 아주 상큼하다. 공격적이다싶을 정도의 신 맛이나, 망고-파인애플 무스가 부드럽게 막아준다. 민트 즙과 설탕을 섞어 민트 크리스탈을 만들었는데, 새콤달콤한 디저트에 초록색 싱그러움을 붓으로 콕 찍어 발라 놓은 느낌이다.



  (11시부터 시계방향으로) 딸기 무스 젤리, 밀크 초콜릿, 카카오 가나슈, 아몬드 휘낭시에


  밀크초콜릿 안에도 가나슈를 채워 넣었는데 뭘 첨가했는지는 모르겠다. 다 맛있었다. 얼그레이도 명불허전 트와이닝답게 향이 강하다. 



추가. 치즈는 사진을 안 찍어서 없는데 총 4 종류 샤브루Chavroux , 크로아티아 양젖치즈 - 기억이 안난다, 토마Toma Piemontese, 알 비노Al vino 를 받았다. 


  각각 설명을 해 보자면 샤브루는 부드러운 우유크림에 약간 신 맛이 맴도는 맛이다. 빵에 발라먹기 아주 좋다.  크로아티아 양젖 치즈는 체다 치즈와 맛이 흡사하나 좀 더 부드럽고, 아몬드 맛이 더 난다.입 안에서의 질감은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처럼 약간 바스러지는 느낌.


  토마 피에몬테는 그 향이 압권이다. 여름에 땀에 절어 안 빤 양말 남새와 비슷하다. 잘 숙성된 시큼털털한 걸레냄새라고나 할까..? 하지만 맛은 부드럽다. 견과류의 향이 강하다. 약간 단단한 느낌이다. 알 비노는 스페인산 치즈인데 특이하게 레드와인에 넣고 숙성시킨 치즈다. 그래서인지 겉 부분이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다. 이것 역시 토마 피에몬테와 마찬가지이다. 짙은 와인향 뒤로 은은하게 퍼지는 걸레 냄새가 압권이다. 맛은 탄닌의 씁쓸함 뒤로 찾아오는 고소함. 약간 크리미한 질감이다.





  서울에서 이만큼 잘하는 가게도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