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 먹고 소화시킨다는 것이 삼청공원을 따라 말바위까지 올라가 버렸다. 기왕 말바위까지 간 것 백악산까지 타려고 했는데 아쉽게 백악산 서울성곽 산책로 입산 제한시각에 걸려 아쉽게 돌아와야했다. 삼청동 쪽에서 올라왔는데 또 같은 길 따라 내려가긴 뭣해서 성북동 쪽 숙정문 방향으로 내려갔다. 괜찮은 집들 구경 좀 하면서 내려오니 어느새 성북 구립미술관이다. 바로 맞은편에 누룽지백숙집이 있는데 여전히 바글바글하다. 이해는 못하겠지만...

  기왕 성북동까지 왔으니 빙수나 먹고 가자는 생각에 수연산방에 갔다. 다행히 자리가 있었다. 전망 좋은 자리는 이미 소개팅을 하는 듯한 남녀가 차지했더라... 단호박 빙수(10,500원)을 주문했다. 빙수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사이 소개팅하는 남녀의 이야기를 엿들었다. 여자는 26~7살 정도로 보였고 남자는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희안하게 남자는 반말, 존대말을 섞어서 이야기했다. 골프 이야기, 여행 이야기 등등.. 남자는 주로 이야기를 하는 쪽이었고 여자는 반대였다. 그래도 싫지는 않은지 잘 웃고, 많이 물어보더라. 

  그 사이에 빙수가 나왔다. 유과와 생강절편도 같이 나왔다. 빙수는 얼음에 우유를 넣고 그 위에 단호박 쪄서 으깬 것, 팥, 단호박 조각, 아이스크림, 콩고물을 묻힌 떡을 올렸다. 단호박은 잘 삶고 잘 으깨 퍽퍽하지 않아 입 안에서 목구멍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마치 온천에 들어가 노곤하게 될 때까지 누워있는 사람처럼 잘 삶긴 팥은 은은한 단 맛이 괜찮다. 아이스크림은 호박으로 색을 내고 고구마로 맛을 낸 듯하다. 처음에는 숟가락이 잘 안 들어갔는데 빙수를 먹다보니 적당히 녹아서 먹기 편해졌다. 역시 은은하게 퍼지는 단 맛.


  고구마, 팥, 단호박이 내는, 세 종류의 달지만 달지않은 맛이 좋았던 빙수.




















  1. 미미닝 2015.02.04 17:06 신고  링크  수정/삭제  답글

    여기 정말 편안한 느낌.. 봄에 정원이 참 예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