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인스타그램을 하는 지인이 요즘 핫한 곳이라고, 가 보았냐고 계속 사진을 보내왔다. 그래서 한 번 가 봤다.



  에끌레어 오 쇼콜라, 프레지에, 12,000원

  에끌레어는 초콜릿을 글라사주하지 않고 그냥 쌩으로 올려놓았다. 덕분에 칼로 자르면서 초콜릿을 붙잡아야 했고, 먹을 때도 초콜릿과 에끌레어를 따로 먹어야만했다. 이렇게 생각없이 만든  Éclair au chocolat는 태어나서 처음 본다.  생각이 있었으면 글라사주해서 씌웠을 것이다. 속을 채운 크렘 파티시에 오 쇼콜라에는 딱히 바닐라는 넣지 않고 그냥 만들었다. 다행히도 질척거리지는 않았다. 슈는 보통인 수준이다. 슈의 비율을 높이고 크렘 파티시에의 비율을 조금 낮추면 좀더 괜찮은 식감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프레지에도 그저그런 수준이다. 맨 위에 크림을 덮어준 젤라틴 막은 별 의미없는 단맛만 난다. 좀더 생각이 있었다면 딸기 퓨레를 썼을 것이다. 그러나 단맛으로 수렴하는 최근의 한국산 딸기 맛으로 볼 때는 이도저도 아니게 될 가능성이 있다. 바닐라빈 눈꼽만큼 넣은 크렘 무슬린Crème mousseline(크렘 디플로마Crème diplomat일지도 모르겠다)는 그냥 단맛과 바닐라향 아주 조금 나는 약간 뻑뻑한 크림 먹는 느낌이다. 맛에 디테일이 없다. 재료비 아끼느라고 듬성듬성 넣은 딸기는, 한가지 맛으로 수렴하는 프레지에 맛에 방점을 찍기엔 무리가 있다.




  크로아상, 2,800원

  크로아상은 괜찮았다. 어디가도 평균 이상이라는 소리는 들을 수준.




  케이크와 크로아상을 먹는데 왼쪽에 가족으로 보이는 한 팀이 앉았다. 여기 빵 완전 맛있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 빵 투어를 온 모양이었다. 여기는 딴 가게랑 다르다고 말하는 그 가족들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이 빵집은 곤트란 쉐리에라는 제빵사가 직접 만드는 것도 아니고 기술 제휴해서 위탁생산하는 방식이다. 이와 같은 경우 일정 부분 솜씨의 손실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빵이나 디저트, 어느 쪽에서도 '곤트란 쉐리에' 프리미엄을 느낄 수 없다. 아마 곤트란 쉐리에 본인이 직접 빵을 만든다고 해도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일부러 찾아가기엔 차비가 아깝고, 지나가다가 가끔 식사빵 사러 갈만한 수준이다.




추가 1.  나오면서 스콘과 깜빠뉴 등의 식사용 빵들을 샀다. 오늘 아침 홍차랑 같이 먹었는데, (하루지났음을 감안하더라도) 조그맣게 만들어 놓은 스콘의 중심부가 떡져 있었다는 건 용납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