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검 제작자 피터 존슨[각주:1]An Interview with Swordsmith Peter Johnsson

ARMA is proud to bring to the historical fencing community the wisdom, curiosity, and insight of another of the most sincere and humble swordsmiths now working. A researcher and true craftsman as well as historical reenactor, his original work, unique knowledge, and dedicated research are helping raise the craft to new standards of accuracy. Based in Sweden, Peter travels frequently to work research on historical swords and work on reproductions. His views parallel and underscore much of what the ARMA has been expressing for years about real and replica sword.



1. 아마추어로든 프로페셔널로든 검을 만들기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나?


"1999년부터 전업 도검 제작자로 활동해오고 있다. 나의 경력에 있어서 전환점이라고 한다면 이게 바로 비교적 근래에 있었던 일일 것이다. 4년 과정의 대장장이 코스를 마친 후였다. 오래전부터 검에 매료되어 그것을 연구하긴 했었다. 실물 크기의 검을 직접 만들어 본 건 아마 18년 전쯤일 것이다."



2. 역사적 도검 제작의 어떤 부분에서 처음 흥미를 느꼈나? 또 도검 제작에 적성이 맞다는 걸 언제 알게 되었나?


"아버지는 조각가였고 내가 자랐던 집에 작업실이 있었다. 나는 아버지가 작업실에서 나무, 금속, 아크릴 유리로 작업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중에서 검은 항상 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부모님은 고대 노르웨이 사가와 신화를 이야기해 주셨고 그게 어린 시절 신화에 대한 관심의 밑바탕이 되었다.  그런 테마들은 지금까지 내 상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8살 생일 때 아버지는 작은 모루를 선물하셨다. 나는 모루가 다 닳을 때까지 미니어처 검들을 만들었다. 실물 크기의 강철 검을 실험적으로 만들어 보기 시작한 건 20살 무렵이었다.   
  초기에는 박물관을 찾아다니면서 소장된 유물들을 분석하면서 배워나갔다. 그때 관대하고 이해심 많은 박물관 학예사는 고맙게도 내가 직접 유물들을 만지고 기록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 나를 매료 시켰던 것은 바로 역사적 도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존재감이었다. 내가 만들고 싶었던 검은 바로, 그런 유물들에서 풍기는 "진짜"라는 느낌의 검이었다. 
  삽화가 겸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기 시작했다. 4년 동안 석사 과정을 밟은 다음, 6년 동안 아동 서적과 교육용 자료를 전문적으로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철을 다루고 싶다는 욕구가 억누르기 어려울 만큼 강해졌다. 그래서 4년 동안 야금 기술을 배우는 것이 꽤 괜찮을 것 같았다. 전문적인 도검 제작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최종 프로젝트로 Svamte Nilsson Sture의 검을 복원하는 게 목적이었다. 

  내게 있어 이 검을 복원하는 것은 이미 물러설 수 없는 단계였다. 지금도 나는 내가 풀타임 도검 제작자가 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피할 수 없는 결과였다. 4년이 지난 지금 나는 검을 연구하고, 디자인하고, 검을 직접 제작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3. 전문적으로 다루는 지역이나 시기, 스타일이 있는가? 

"지금까지 내가 해오고 있는 작업은 대부분 중세 시기의 유럽 도검 작업들이다. 르네상스 스타일의 도검 작업, 더 발전한 형태의 힐트 작업도 조금 있다. 최근에는 검의 초기 역사를 정리하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아마도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 초창기, 로마 시대, 게르만 대이주와 초기 바이킹 시대 작업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작업을 해 나갈수록 잠재력을 끌어내고 패턴 웰딩 기술도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다.



4. 지금까지 작업한 검 중에 가장 재밌게 했던 것은 무엇인가?

"나는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시기로 몰입해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 특정 시기의 검의 형태에 대해 연구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다. 이 작업은 
이미 익숙해진 형태의 도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청동기 시대 초기부터 르네상스 중기까지 대부분이 상당히 흥미롭다.
  만약 여러 형태의 도검 중 하나를 고르라면 아마도 고전적인 중세 롱소드, 그중에서도 
특히 (검신을) 할로우 그라인드[각주:2]로 만든 검을 고를 것이다."


5. 도검 제작 연구 방식에 변화를 가져온 중대한 돌파구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가? 

"Svante Nilson Sture의 검을 복원하는 작업이었다고 본다. 이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유물을 주의 깊게 연구하면 할수록 검 자체와 도검 제작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검에 대한 이미지는 사람의 잠재의식 속에 명확하게 새겨져 있다. 그래서 검이 무엇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명료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넘어설 때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검을 만드는 것은 일종의 균형 잡기다. 상반된 특징들을 양립하게 하여야 한다. 고대의 장인들이 이런 문제들을 어떤 방식으로 기발하게 해결했는지 살펴보는 것은 대단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6. 도검 제작에 있어서 배우기 가장 어려운 기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가장 어려운 것은 도검 제작의 다양한 측면들을 배우다는 것이 아니라, 현재 할 수 있는 작업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 그리고 더 나은 장인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망치로 강철을 다루거나 고온에서 철을 단접하는 것은, 타이밍 그리고 장인이 다루는 물질과 도구에 얼마나 익숙한가에 관한 문제이다. 기민하게 작업할 필요가 있다. 잘못된 것을 발견하고 다시 고치는 것은 좋지 못하다. 망치질을 매번 할 때마다 결과물에 한 발자국씩 다가서야 한다. 그게 최선이다. 일정한 속도로 흐름을 유지하면서 작업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집념과 에너지를 쏟아부으면 최종 결과물도 최고다. 이 '흐름'은 검신을 열처리할 때도 매우 중요하다. 강철이 단단해지라고 강요할 수 없다. 열처리를 할 때는 정확한 지점에 있어야 하고 정확한 순간을 알아야 한다. 
  연마, 줄질, 광내기 작업은 또 다른 도전이다. 여기서 검의 최종 형태를 잡기 때문에 집중해서 조금씩 작업해야 한다. 단조 작업을 할 때와는 전혀 다른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이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또 다른 자질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기술들에 숙달되었다고 해서 고품질의 검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 너머의 것들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건 바로 검의 탄성과 날카로움이다. 
단조와 연마 작업에 능숙해도 비율과 치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좋은 검을 만들 수 없다. 검의 최종적인 퍼포먼스를 좌우하는 모양, 질량, 중량, 칼날의 기하학적 형태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겉으로 보이지 않은 이런 요소들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이 갖춰질수록 더 좋은 검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이런 면에서 유물들을 분석하는 것은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7. 작업할 때 주로 쓰는 도구는 무엇인가?

"다들 파워 해머, 망치, 모루, 벨트 그라인더를 제일 많이 쓸 거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아마도) 제일 많이 쓰는 도구는 기존의 자료들과 종이일 것이다."



8. 지금까지 만든 작품 중 가장 자랑할 만한 것은 무엇인가?

"다시 말하지만 한 개만 고르라고 한다면 그 작품Svante Nillson Sture 복원품일 것이다. 검 자체로도 매우 특별하고 만드는 과정도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 했던 말을 또 하는 것 같지만 말이다. 최근에는 바이에른 국립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오크셧 분류 XVIIb 유물을 복원하는 작업을 마쳤다. 유물의 다양한 특성과 제작방식을 조사하고 마무리하는 데까지 5년 넘게 걸렸다. 이 작업을 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했다. 그런 면에서 이 작업물도 나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의미 있고 특별하다."



9. 도검 제작에서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가?

"각각의 시기를 대표하는 각각의 검을, 정말 잘 만드는 것 아닐까 싶다. 그런 기회가 오면 몇 년 동안 바쁘게 작업해야 할 것이다. 고대의 대장장이들이 만든 작품들은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대표적인 역사적 유물들에서 종종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우아함과 자태가, 내가 만든 작품에서도 드러나도록 노력할 것이다. 경험과 기술, 나 자신과 검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이는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없다."


10. 요즘은 (검술 세미나 활동에) 얼마나 적극적인지, 아니면 각각의 검들에 맞는 연습이나 수련을 하고 있는지?

"유감스럽게도 아주 적극적이진 않다. 역사적 검술 세미나에 참석하고는 있지만, 검술의 도구로서의 검을 배우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다. 단지 (성격이) 각기 다른 종류의 워크숍에 참석해서 검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 지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를 묻고자 함이다. 다른 종류의 검술에서 쓰는 검은 그 검술에 맞는 특별한 디자인 해법이 요구된다. 다른 종류의 검은 각자 맞는 기술에 특화되어 있다. 그로스 메서Große Messer는 (외날도이기 때문에) 같은 각도에서 양날검인 한손용 아밍소드로는 하기 어려운 퍼포먼스를 행할 수 있다. 크기, 질량, 검신의 종류, 힐트의 종류는 검에 최적화된 활용법에 크고 미묘하게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사실은 유물을 분석하거나 새로운 검을 디자인할 때 도움이 된다."



11.  10-15년 전에 비해 요즘의 도검 제조 산업은 어떻다고 보는가?


"역사적으로 정확한 형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역사적 유물에 기반한 디자인의 필요성, 적어도 (복원품이) 유물과 관련되어 있어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는 마케팅 용이지만, 소비자의 요구가 없었다면 이런 인식의 확산도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역사적 검술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거기에 맞춰 역사적 형태의 도검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매우 흥분된다. 



12. 향후 10년간 도검 복원 산업이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발전 방향에 대한 예측이나 생각이 궁금하다.

"고무적이지 못하게 느껴지는 것은 많은 소비자가 질이 좋은 도검을 만드는 데는 저렴한 도검을 양산하는 데 비해 비용이 추가된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렴하다는 것은 품질을 타협하고, 비용을 어떻게든 줄이려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했다는 말이다. 마케팅을 잘해서 어떻게든 출시되어 팔리기는 하지만 그런 "양산형 도검"들은 대체로 진정한 검과 차이가 심하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의 제품들이 "가성비가 좋을 수 있다"고  말한다. "가성비 좋은 제품"을 살 때까지 계속 타협할 것처럼 보인다. 소비자들은 
많은 도검을 수집하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저질 도검들을 사는 데 돈을 쏟아붓는다. 더 품질이 좋은 제품들을 조금씩 사는 것보다 말이다. 질보다는 양인 것이다. 얼마나 많든 간에 그런 저질 도검들은 사과 파이조차도 균일하게 자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오만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도검에 대한 정보가 인터넷에 널려있다. 역사적 검술에 대한 연구서들 또한 매년 출간되고 있다. 이러한 정보들을 제때에 활용하여, 검을 고르는 안목을 갖춘 소비자들이 늘어나기를 바란다. 소비자들이 높은 품질의 제품을 구매해 주는 것은, 도검 장인이 자신의 기술을 증진 시키고 검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타협해서 만든 싼 제품을 사는 것은 좋은 품질의 검을 만들고자 하는 장인의 의지를 꺾어버리는 것이다.
  한 편으로는 시장에 출시된 다양한 종류, 다양한 품질의 제품들에 맞는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소위 "칼"이라고 불리는 제품들, 장식용으로 팔리는 "검처럼 생긴 물체Sword Like Objects(SLO's)"들이 어마어마할 정도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제품들은 매년 수천 자루씩 만들어지고 팔린다. 모든 면에서 저질이지만, 품질 좋은 도검과 비슷한 가격 아니면 더 비싼 가격으로 팔리는 제품들도 상당히 많다.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긴 강철에 불과한 것들을 높은 가격에 파는 걸 보고 있으면 참 대단하다 싶다.
  우리는 검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가 "진짜 검"과는 거리가 먼 제품들에 수천 달러를 자진해서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엄청난 수의 SLO들이 팔리는 것은 대규모의 마케팅, 노출 빈도, 접근 용이성, 소비자들의 낮은 인식 수준에 기인한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매우 좋은 소식이기도 하다. 품질에 집중하는 장인들과 소량 생산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인식을 전환하는데 함께 노력한다면 정말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저질 스테인리스 장식용 도검을 구매하는 많은 소비자가 균형 잡히고 아름답게 만들어진 칼이 무엇이고 또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알게 된다면 기꺼이 사려고 할 것이라고 본다. 비싸고 반짝거리는 스테인리스 제품에 돈을 쓸 소비자 중 일부만이라도 좋은 제품이 무엇인지 배운다면 실수요로 이어질 것이다. 
  도검 시장이 성숙해갈수록, 취향이 확고하고 유럽에서 쓰였던 도검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무술 복원가들이 늘어나는 걸 보게 될 것이다. 이것은 도검 제작자로서는 또 다른 가능성이다. 소규모 생산자와 커스텀 장인들 모두 역사적 도검에 대한 유례없는 반응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용 시기가 같은 도검 제작에 집중하는 장인들이 컬렉터 시장에서 주목받게 될 것이다. 




13. 현 시점 유럽에는 탑 클래스 도검 제작자가 몇 명이나 있다고 보는가?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알려지지 않은 몇몇 제작자들이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이다, 나는 전시회에 그다지 많이 나가지 않는다(대부분의 도검 제작자들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유럽 출신 제작자들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서 찾아보거나 일부 직접 만나서 얻은 것이 전부다. 어떤 나이프 전시회에 간다고 하더라도 도검 제작에 특화된 메이커는 많아 봤자 한둘 뿐이다. 몇몇 제작자들은 테이블 위에 검 한 두 자루를 전시해 놓기도 하지만, 도검 제작에만 온 시간을 쏟는 제작자는 없다. 나이프 쇼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검은 크기를 키워 놓은 나이프에 지나지 않는다.
  도검 제작에만 집중하는 장인은 결코 많지 않지만, 그 숫자는 점차 증가할 거라고 짐작한다.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도검 제작 기술 관련 정보, 제작 관련 도서들을 통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고, 이는 신규 진입 장인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현 시점에서 볼 때 전업으로 도검 제작에 몰두하는 장인들은 극소수일 것이라고 본다. 그들 각자가 자기 나름대로 각자의 방식으로 기술에 접근해 들어갔기 개별 작품들을 서로 비교하기란 매우 어렵다. 유물 연구에 많은 시간을 쏟는 전업 도검 제작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도검 제작만 해도 시간을 엄청나게 잡아먹기 때문이다. 공방에서 도검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시간적 비용 이외의 것을 소비자에게 청구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조사하고 연구를 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스스로 감수해야 한다."



14. 제대로 만들어진 검으로 대상을 타격했을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의견을 알고 싶다.

"무덤에서 발굴되는 뼈들을 관찰하다 보면 검과 도끼의 날카로운 칼날로 대상을 타격했을 때 일어나는 효과에 대해 소름 끼치도록 알 수 있다. 방호구를 입은 상태에서 적이 날카로운 검으로 행하는 공격에 노출되었다고 생각해보자. 특정 형태의 도검은 특정 방어 장비를 입은 상대에 효과적으로 유효타를 입힐 수 있게 발전해왔다. (보편적인 방식은 아니지만) 방호구로 곧장 찔러 들어가기도 하고, 유효타를가 들어갈 때까지 검이 상하지 않도록 힘을 조절해가면서 쓰기도 한다.    

  실제 대상에 가까운 물체들(시뮬레이션용 살코기와 뼈)에 검을 테스트한 결과로 미루어 봤을 때 그것은 무식한 파워의 문제라기 보다는 속도와 정확도의 문제에 더 가깝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찌르고 쪼개는 검의 성능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이것을 적절한 관점에 놓고 봐야 한다는 것을 종종 잊곤 한다. 가장 잘 베는 검이 가장 효율적인 검인 것은 아니다. 베기 성능 만을 추구했다면 다양한 시대를 거쳐온 대부분의 검들은 전부 참수용 검처럼 생겼을 것이다. 두께가 매우 얇지만 검 폭이 매우 넓고 무게가 무거워, (사형수의 목을) 정확히 겨냥해서 강하게 베는 데 적합한 검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 검은 정말로 쓸만하고 좋은 무기는 아니다. 머리를 베어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데 특화된 일종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전투에 적합할 정도로 기민하게 조작하기 쉬운 디자인은 결코 아니다. 
  오크셧 분류에 따른 각각의 도검들은 상충하는 특성 간의 미묘한 힘겨루기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다. 탈호퍼와 피오레 검술를 행하기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매우 뻣뻣하고 상대적으로 폭이 좁은 검으로는, 오크셧 분류 XIIIa에 속하는 폭이 넓은 전쟁용 도검(Sword of War)처럼 잘 베기 어렵다. 반면 커다란 전쟁용 도검은 오크셧 분류 XVa처럼 빳빳하고 날씬한 검신이 아니기 때문에 재빠르고 급격하게 핸들링하기 쉽지 않다. 
   16세기에 유행한 날씬한 검신의 컷-앤-쓰러스트 도검[각주:3](사이드소드)이, 10세기에 유행한 넓은 검신의 오크셧 분류 X 도검과 같은 쪼개기 성능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양쪽 모두 매우 목적 적합하게 설계되어 있다. 날씬한 컷-앤-쓰러스트 도검으로 아무리 재빠르게 공격한다고 하더라도 사슬 갑옷을 입고 커다란 방패를 든 사람에게 유효타를 입히기란 쉽지 않다. 특정 분류의 검은 특정 전투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공격과 방어를 할 수 있게 개발된 도구이다. 그러므로 서로 다른 분류의 도검을 볼 때, 각각에 적합한 관점 안에 놓고 봐야 사용법과 잠재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시험 베기를 할 때 모든 분류의 도검들이 똑같은 퍼포먼스를 보이길 기대해서는 안 된다."




15. 역사적 도검 제작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젊은 입문자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는가?

"첫 번째로 도검 제작의 다양한 측면을 배울 수 있는 작은 프로젝트들을 맡아서 시작하라. 나이프와 대거를 만들어 봄으로써 단조, 열처리, 연마, 광내기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 그러고 나면 조만간 역사적 도검에 대해 연구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것에 정해진 길은 없다. 검과 검 제작에 대한 책들과 인터넷에 요약된 정보들을 읽어보면 중요한 것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역사적 도검이 무엇인지 완벽하게 이해하려면 실제로 그것을 다루어 봄으로써 개인적으로 체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16. 면도날처럼 날카롭다는 말은 상대적으로 칼날이 얇다는 말이고 이것은 상하기 쉽다는 말 아닌가?

"면도날처럼 날카롭다"는 용어는 혼동하기 쉽다. 
면도기의 날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정말로 날카로울 때 쓸 수 있다. 이 말도 또 다른 혼동을 일으킨다. 문자로 날카롭다는 것을 묘사할 때는 한계가 있다. 읽는 사람의 마음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이것 또한 텍스트로 소통하는데 더 큰 몰이해와 불평을 낳는다."





17. 중세-르네상스 시기의 역사적 유물 도검들이 현대의 파이팅 나이프처럼 칼날이 날카로운가?


"그렇지 않다. 하지만 보존 상태가 아주 좋은 유물들은 칼날의 기하학적 구조가 잘 드러나고 현대 포켓 나이프들보다 더 날카로울 수도 있다. 필레 나이프처럼 날이 날카롭게 선 도끼를 상상해보라.

  크고 더 무거운 도검 유물들은 조금 더 둔각이긴 하지만 날카롭기도 하다. 여전히 날카롭기는 하지만 마지막으로 날을 세울 때 날 각이 살짝 둔각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에게 베기를 가르칠 때 충분히 잘 벨 수 있을 정도로 날카롭다. 얇고 날카로운 칼날은 힘을 거의 들이지 않고 자를 수 있지만, 칼날이 이가 빠지는 것을 피하려면 어디를 어떻게 베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힘이 아니라 정확도와 속도가 중요하다. 

  유물들을 살펴보면 이가 빠진 흔적이나 다른 손상, 다시 날을 세운 흔적이 종종 보이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검의 일생 그 자체다. 숙련된 검사의 상처는 싸움에서 그가 살아남았다는 걸 말해준다. 잘 쓴 칼은 이가 빠지고 손상이 가 있게 마련이다.

  검이 여타 다른 도구와 같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검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또 그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지 알아야 한다. 현대 검술 연구에서 빠뜨리기 쉬운 점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한다."




18. 부러지거나 손상된 검신을 정말로 다시 복구할 수 있는가?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얼마나 실용적인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가장 실용적인 것은 부러지거나 심하게 손상된 검신들을 용접으로 붙여 강철 막대를 만든 다음, 다시 단조하여 새로운 검신을 만드는 것이다." 




19. 역사 재연 활동에 참여한 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또 그런 활동이 도검 제작에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하다.


"스웨덴 Visby 중세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아마 15~18년 전 쯤일 것이다. 그때부터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내가 얻은 것들 중 가장 값진 것은 역사 재연 활동에 참여하면서 알게 된 친구들이다. 대부분이 취미로 시작한 노련한 장인이다. 금속, 나무, 가죽으로 훌륭한 작품들을 만들어낸다. 그들의 연구 욕과 고증을 맞추려는 욕심은 언제나 고무적이다. 

  나는 15세기 후반에 초점을 맞추고 작업을 하는 스톡홀름 그룹(성 올라프 길드)의 (임시) 회원이다. 이 그룹은 International European Group of Company of Sainte George와 관련이 있다. 다른 장인들의 작업을 보고 거기서 무언가를 얻고, 아이디어와 노력이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되는지 볼 수 있다는 건 멤버로서의 특권이다. 이것은 무기와 갑옷 연구에 있어서 폭넓은 관점을 갖게 해준다. 바스타드 소드를 허리에 차고, 하프 아머를 입고, 대형을 짜고 할버드 훈련을 하는 것은 경험하면서 배우는 것이다. 당신이 서 있는 줄에서 할버드로 사고를 일으키지 않으려면 여러 무기를 조합해서 드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내가 더 열심히 해야 하는 부분일라나..."





20. 알비온 소드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넥스트 제너레이션 라인의 디자인을 개발하고, 뮤지엄 라인에서 역사적 유물을 복원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또한 생산 관련 이슈에 대해 컨설팅도 겸하고 있다. 알비온의 장인들이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자료를 찾는 작업도 돕고 있다. 매년 2번 작업장을 2-3주 씩 집중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내가 개발한 디자인은 특정 역사적 도검 유물을 복원한 것(뮤지엄 라인)이기도 하고, 여러가지 도검 유물의 데이터에 입각해 역사적 분류에 맞는 대표적인 형태로 복원한 것이기도 하다. 내 바람은 내가 보고 기록했던 유물들과 동일한 특성을 지닌 검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분류법상 같은 도검들에서 나타나는 비율에 대한 원리를 적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문서화해 두었던 실제 도검 유물의 수치를 이용하기도 한다. 전체적인 형태와 특성부터 횡단면, 디스탈 테이퍼의 변화까지 모든 것에 적용된다. 2001년에 시작한 작업의 결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 매우 흥미진진하다.



21. 앞으로의 계획은?


"알비온 소드에서 개발을 계속해 나가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작업이다. 우리는 많은 시간 동안 개발을 해왔고 이제 제품들이 소비자들에게 배송되기 시작했다. 새로운 스타일, 새로운 타입, 새로운 시기의 도검을 만들기 위해 생산 라인을 지속적으로 확장해가고 있다. 도검 유물을 정확히 측정한 데이터와 도검을 제작했을 당시 적용된 원리에 기반한 도검 생산 라인의 가능성을 보고 있노라면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 없다. 내년에 뮤지엄 라인과 넥스트 제너레이션 라인 모두에 신제품이 추가될 것이다. 내 개인적인 도검 제작에 관해서 라면 철기 시대 초기와 중세 초기의 도검들을 공방에서 작업하려고 계획을 짜고 있다. 청동기 시대와 켈트 철기시대에 대해 관심이 조금씩 생기고는 있지만, 연구해야 할 새로운 형태의 롱소드들도 넘쳐난다. 청동 검신으로 몇 가지 실험을 하고 있고 패턴 웰딩 기술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Photos by Lutz Hoffmeister. All rights reserved.

For available commercial models of Peter’s work see: www.Albion-Swords.com

  1. 스웨덴어 독음으로는 페터 얀손이나, 주로 영미권에서 활동하고 유명하므로 영어식 독음인 피터 존슨으로 표기한다. [본문으로]
  2. 검신의 베벨면(넓은 면)을 검 중심 방향으로 오목하게 들어가도록 연마하는 방식. [본문으로]
  3. 16세기부터 발달한 한손용 도검으로 손을 보호하기 위해 가드가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넓은 검 폭, 뾰족한 검 끝으로 베기, 찌르기 모두에 적합한 도검이다. 월래스 컬렉션 A612 유물을 복원한 A&A Town Guard Sword가 대표적이다. 사이드소드 링크 참조. [본문으로]

  1. Favicon of http://irunahalt.tistory.com 刀齋 2017.02.19 08:19 신고  링크  수정/삭제  답글

    잘 보았습니다.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